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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충하초는 자연계에서 매우 독특한 생명체로 알려져 있다. 그것은 버섯의 일종이지만, 일반적인 버섯과는 사뭇 다른 생활사를 가지고 있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동충하초의 삶은 곤충의 체내에서부터 시작된다. 동충하초균이 곤충의 몸속으로 침투하면, 서서히 그 곤충을 죽음으로 이끈다. 숙주인 곤충이 죽으면, 동충하초균은 그 시체를 양분 삼아 자라나기 시작한다. 마치 죽음 속에서 새로운 생명이 피어나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동충하초균은 곤충의 껍질을 뚫고 밖으로 나온다. 그러고는 사슴뿔과 같은 모양으로 자라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충하초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계절에 따라 곤충과 식물의 모습을 오가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동충하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동충하초의 약효는 예로부터 동양에서 널리 알려져 왔다. 중국에서는 인삼, 녹용과 더불어 3대 보약 중 하나로 여겨졌으며,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 역시 장수의 비결로 동충하초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현대 과학에서도 동충하초의 효능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 결과 동충하초가 항암, 면역 증강, 피로 해소, 노화 방지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동충하초 효능
1. 면역력 증진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과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지기 쉽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감기나 독감 같은 감염성 질환에 쉽게 걸리고, 만성 피로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또한 면역력 약화는 자가면역질환 등 각종 질병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동충하초는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충하초에는 면역 활성을 촉진하는 다당체, 아데노신, 코디세핀 등의 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면역세포의 활성을 높이고, 체내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촉진하여 면역 반응을 활발하게 만든다. 또한 동충하초의 폴리사카라이드는 대식세포와 T림프구의 기능을 강화하여 외부 침입자에 대한 방어 능력을 기른다.
실제로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 60명에게 3개월간 동충하초 추출물 1.5g을 투여한 결과 NK세포의 활성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한다. NK세포는 체내 이물질과 암세포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면역세포다.
2. 항암 및 암 예방
암은 현대인의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할 만큼 건강에 큰 위협이 되는 질병이다. 유전적 요인부터 환경오염, 스트레스, 흡연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암은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고, 치료도 쉽지 않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충하초는 강력한 항암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충하초에 들어있는 코디세핀, 플라보노이드 등의 성분은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고, 정상 세포의 돌연변이를 방지하여 항암 작용을 나타낸다.
또한 동충하초에 함유된 에르고스테롤 성분은 암세포의 자가사멸을 유도하고, 신생 혈관 형성을 막아 암 진행을 늦추는 효능이 있다.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연구팀이 수행한 실험에서는 대장암 동물 모델에 동충하초 추출물을 400mg/kg 농도로 4주간 투여한 결과, 대장암 발생이 60% 이상 억제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위암세포에 0.5mg/ml 농도의 동충하초 추출물을 처리했을 때 암세포의 증식이 5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충하초가 다양한 암종에 대해 암 예방 및 항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3. 혈당 조절 및 당뇨병 개선
동충하초는 혈당 조절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충하초에는 혈당 강하 작용을 하는 베타글루칸, 코디세핀 등의 성분이 풍부하다.
이 물질들은 장에서 포도당의 흡수를 지연시키고, 간에서의 포도당 신생합성을 억제하여 혈당 상승을 막아준다. 또한 동충하초의 트립토판 성분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여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제2형 당뇨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8주간 하루 3번 동충하초 캡슐 1.5g을 복용한 그룹에서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동충하초 섭취 후 식후 혈당이 낮게 유지되는 효과가 관찰되었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동충하초가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됨을 입증하는 근거라 할 수 있다.
4. 심혈관계 건강 증진
심혈관질환은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로, 연간 5만 명 이상이 심장질환과 뇌졸중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심혈관질환 발병에는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흡연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관여한다. 따라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이런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충하초는 심혈관 건강에 이로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동충하초의 에르고티오네인은 혈관 내피세포를 보호하고 손상을 방지하여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또한 베타글루칸과 같은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에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억제하고 배설을 촉진하여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능이 있다. 뿐만 아니라 동충하초의 코디세핀 성분은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여 심혈관 질환 예방에 기여한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연구진이 실시한 실험에서 고콜레스테롤혈증 쥐에게 4주간 동충하초 분말을 5% 수준으로 급여한 결과, 혈중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각각 25%,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임상연구에서는 경계성 고혈압 환자 30명에게 동충하초 추출물 900mg을 8주간 투여했더니 수축기 혈압이 평균 9mmHg 낮아졌다고 한다.
5. 간 기능 개선 및 해독 작용
간은 우리 몸에서 해독작용을 담당하는 대표적인 기관이다. 간에서는 알코올, 약물, 중금속 등 몸에 해로운 물질들이 분해되고 배출된다. 그러나 과도한 음주, 약물 남용, 비만 등으로 간에 부담이 걸리면 간세포가 손상되고 간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동충하초는 간 보호와 해독에 효과적인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충하초에는 간 기능 개선에 도움 되는 다당체, 아데노신, 베타인 등의 성분이 풍부하다.
이 성분들은 간세포의 재생을 돕고, 항산화 효소의 활성을 높여 간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동충하초에 함유된 코디세핀은 간에서 독성 물질의 대사와 배설을 촉진하는 해독 작용을 나타낸다.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 진행된 동물실험 결과, 알코올로 유발된 간 손상 쥐에게 동충하초 추출물 200mg/kg을 4주간 경구투여 했더니 간 조직의 지방 축적과 염증이 유의하게 감소하고, 간 효소 수치가 정상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간경화 환자 50명에게 12주 동안 동충하초 추출물을 하루 1.5g씩 투여한 결과, 간기능 지표와 염증 수치가 개선되는 효과가 관찰되었다고 한다.
동충하초 부작용
동충하초는 대체로 안전한 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나, 몇 가지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동충하초에는 혈압을 낮추는 성분이 들어있어, 본래 저혈압이 있거나 혈압강하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과다 섭취 시 어지럼증,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동충하초에 함유된 아데노신은 카페인과 유사한 각성 효과가 있어, 과량 섭취하면 불면, 두통, 심계항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임산부나 수유모도 동충하초의 지나친 섭취는 삼가는 것이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건강 증진 목적으로 동충하초를 섭취할 때는 하루 3~6g 수준을 권장하고 있다. 가루나 분말 형태로는 1~2g을 하루 3회 정도 나누어 먹는 것이 적당하다. 장기적으로 과다 섭취하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질병 치료 목적으로 동충하초를 사용할 때는 전문의와 상담을 거친 후 적정 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충하초는 건강에 유익한 생리활성 성분을 다양하게 함유한 식품이지만, 과용할 경우 부작용의 위험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동충하초 보관법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 동충하초는 신선할 때 섭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늘 신선한 동충하초를 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적절한 보관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동충하초를 보관할 때는 버섯 부분을 배지에서 분리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버섯을 떼어낸 후에는 지퍼백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한 달가량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냉장 보관 시에는 습기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에는 동충하초를 건조시켜 분말 형태로 가공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분말 동충하초는 보관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스프, 소스, 차 등 다양한 음식에 첨가하면 건강에 좋은 성분을 손쉽게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분말 제품을 구매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다. 오래된 제품은 효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변질의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신선한 동충하초를 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보관과 섭취의 편의성을 위해 분말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다만 제품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건강을 위해 동충하초를 섭취하는 만큼, 안전하고 건강한 방법으로 즐기기 바란다.
참고 자료
-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Cordyceps sinensis oral liquid prolongs the lifespan of the fruit fly, Drosophila melanogaster, by inhibiting oxidative stress
-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Cordyceps sinensis Health Supplement Enhances Recovery from Taxol-Induced Leukope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