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이면 으레 따뜻한 호빵과 붕어빵이 그리워집니다. 이 두 간식의 공통점은 바로 속에 든 팥 앙금인데요, 팥은 주로 팥고물이나 앙금의 형태로 다양한 음식에 활용됩니다.
떡과 죽은 물론이고 빵이나 과자 등 팥을 활용한 음식은 종류가 무척이나 다양하죠. 이렇듯 우리에게 친숙한 식재료 중 하나인 팥은 콩, 녹두와 더불어 콩과 작물에 속하는 식품으로서, 콩과 작물 중에서도 단백질과 탄수화물 상대적으로 함량이 높고 지방 함량이 낮습니다.
과거, 쌀이 귀했던 시절에는 팥이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동시에 공급하는 든든한 주식 대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현대에 와서는 그 효능이 과학적으로도 입증되면서 건강식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팥 효능

1. 노화 방지 및 치매 예방
예로부터 동짓날이면 붉은 팥죽을 먹는 풍습이 전해져 왔습니다. 팥의 붉은색이 밤이 긴 동지의 음기를 몰아내고 건강을 지켜준다고 여겼기 때문이죠. 이 붉은색을 띠는 것이 바로 팥 껍질에 다량 함유된 ‘안토시아닌’인데요.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작용하여 우리 몸의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 노화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나아가 치매를 예방하고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죠.
실제로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안토시아닌은 뇌의 활성산소를 중화하고 아세틸콜린 감소를 억제하여 신경세포의 노화를 막아 치매 예방과 치료에 잠재적인 효능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연구팀에서도 안토시아닌 성분이 중년의 치매 예방에 좋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2. 혈압 안정 및 부종 개선
한때 팥을 활용한 다이어트법이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요, 팥 차가 체내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시켜 부기를 가라앉히고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실제로, 팥에는 칼륨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서 체내 나트륨 배출을 촉진시킴으로써 부종을 완화하고 혈압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팥의 강한 이뇨 작용은 체내 수분을 배출시키는 것일 뿐, 체중 감량에 핵심인 체지방 감소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따라서 팥 섭취를 통한 이뇨 효과는 일시적인 부종 해소에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장기적인 다이어트 효과에는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3. 변비 해소
겨울철에는 활동량 감소로 인해 장운동이 둔화되면서 변비가 생기기 쉽습니다. 이때 팥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데요. 팥에는 노란 콩이나 서리태에 비해 1.5배가량 많은 식이섬유가 들어있습니다.
특히, 팥의 식이섬유는 대부분 불용성 식이섬유로 이뤄져 있는데, 불용성 식이섬유는 수분에 녹지 않고 소화되지 않은 채로 장 내에 머물면서 변의 부피를 늘리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 및 대장암 예방에 일조합니다.
뿐만 아니라 팥의 사포닌 성분 역시 이뇨 작용과 함께 장을 자극하여 원활한 배변 활동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과다 섭취 시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서 위장이 약한 분들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4. 에너지 대사 촉진 및 피로 해소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의 식단에서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 중 하나가 바로, 비타민 B1입니다. 우리 몸에서 비타민 B1이 결핍되면 각기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에너지 대사 효율이 떨어지면서 피로물질이 근육에 쌓여 만성 피로를 호소하게 됩니다.
이럴 때 밥을 짓는 과정에서 팥을 넣어 먹으면 비타민 B1 보충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팥에 다량 함유된 비타민 B군은 탄수화물의 소화와 흡수를 도와 에너지 생성을 촉진함으로써 피로감을 해소하고, 기억력 감퇴를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특히, 팥의 비타민 B1은 당질 대사 과정에서 조효소로 작용하여 에너지 생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추운 겨울 움츠러들기 쉬운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면 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5. 체중 감량
체중 감량을 원한다면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 보세요. 식이섬유는 위장에서 오랜 시간 동안 머물며 포만감을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과도한 음식 섭취를 자연스럽게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체중 감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죠.
이런 맥락에서 팥은 다이어트를 하는 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팥에는 식이섬유뿐만 아니라 양질의 단백질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단백질은 근육량 유지와 더불어 신진대사 활성에 기여하기 때문에 체중 조절에 중요한 영양소로 꼽힙니다.
팥 부작용

팥은 우리 민족의 식생활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 온 식재료입니다. 일반적으로 팥은 특별한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지만,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에는 풍부한 섬유질로 인해 복부 팽만감이나 장 내 가스 등의 소화 관련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하루 30g에서 50g 정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몸 안의 수분이 부족한 상태, 즉 탈수 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팥 섭취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팥에는 체내의 수분을 배출시키는 이뇨 작용이 있기 때문이죠. 만약 탈수 상태에서 팥을 과하게 섭취하게 되면 체내 수분 균형이 더욱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 중인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팥에는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데, 이는 약물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혈압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적정량을 유지하며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랜 세월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던 팥. 하지만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서는 섭취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어떤 음식이든 균형 잡힌 섭취가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시면서 팥의 효능을 누리되, 과하지 않게 즐기시길 바랍니다.
참고 자료